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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옹아리 벌교꼬막 & 갯벌 이야기] 강남 도곡역 3번출구 식당

밤별산 2021. 10. 16. 12:00

이 날은 밤을 새우고 공복인 채로 아침부터 무거운 짐 들고 대중교통으로 멀미하면서 먼 길을 이동하느라 너무 힘들었다.

배고프고 체력이 딸려서 볼일 끝나자마자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뒤에 있던 식당으로 바로 들어갔다.



밖에 세워져있던 메뉴판.
개 비 싸 다



식당 테이블 옆쪽 벽에 이런 게 붙어있던데 뭐.. 그렇다고 한다.

아 그리고 이날 밥먹는데 날벌레, 파리, 심지어 잠자리까지 들어와서 밥 먹는 내내 우릴 괴롭혔다.

파리랑 날벌레는 음식에 자꾸 박치기하지, 아무리 쫓아내고 멀리 가지도 않아, 잠자리는 조명이랑 벽에 받아대며 소름 끼치는 날개 소리 계속 내... 일부러 소리 좀 크게 내며 파리를 잡는 걸 티 냈지만 직원 중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.

 

 

 

나는 꼬막 돌솥 비빔밥을 시켰다. 이게 11000원이나 한다.


진짜 개 빡쳤다. 맛이 없었다. 난 배고픈데 이게 1만 1천 원이나 하고 맛까지 없다. 배고플 땐 웬만한 건 다 맛있는데 맛없다고 느낄 정도면 진짜 대단한 거 아닌가?

맛이 없다는 게 맛이 이상한 게 아니라 걍 아무 맛도 안 나는 거였다. 두 세입 먹고 꼬막 맛이 별로 안 나는 거 같아서 꼬막만 따로 먹어봤는데 정말로... 아무 맛도 안 났다. 진짜 이게 뭔데 싶고 맛이 너무 약해서 꼬막인지 몰랐으면 내가 뭘 먹는지도 몰랐을 거다.
100% 나야 할 맛 중 식감 10%와 5%만 존재하는 맛으로서 꼬막임을 간신히 알 수 있었다.

일행분이 아마 냉동이라 그럴 거라고 하셨다.
그분은 다른 거 드셨는데 그것도 맛없다고 둘 다 밥을 남겼다. 무려 배고픈 상태에서.



맵찔이라 고추장을 조금만 넣었는데도 매웠다. 근데 고추장이 매운 게 아니라 재료들이 아무 맛도 안 나서 매웠던 걸 수도 있다.

보통 돌솥이라 하면 다들 예상하는 맛과 느낌이 있지 않나? 근데 이건 그냥 돌솥은 데우기만 하고 전기밥솥에 한 흰 진밥 퍼서 넣고 재료만 올린 맛이었다. 먹으면서 정말 이렇게 느꼈다.


배고프니까 그나마 욱여넣었지 보통 상태였으면 두 입 먹고 이미 빡쳐서 숟갈 내려놓고 이마 짚고 조용히 욕을 읊조리고 있었을 것이다.

원래 음식을 엄청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 타입인데 이땐 배도 고프고 음식 맛이 안 나니까 먹는 거라고 인식도 안 돼서 대충 넘겨 먹었다.



반찬은 이렇게 나왔고 밥에서 아무 맛도 안 나니 저 기성 어묵이 제일 맛있게 느껴졌다. 열무김치도 좀 괜찮았음. 분명 비빔밥인데 열무김치랑 같이 먹으면 그냥 맨밥에 열무김치만 얹어 먹는 맛이었고 그나마 열무김치 덕에 내가 밥을 먹고 있다는 걸 알 수 있었다.



뭔가 메뉴판도 성의 없음 그 자체...
놀랍다 강남... 비싸면 비싼 값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. 저 비주얼에 저런 가격이 쓰여있는 게 너무 안 어울리고 다른 음식들은 대체 어떻게 어떤 맛으로 나올지가 너무 궁금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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